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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The SHIN Collection/신홍규 컬렉션 특별전] - 뉴스1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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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-09-05 08:34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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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단독] "50여년 만의 귀환"…거장 '윤명로' 초기 추상화의 여정

신홍규 컬렉터, 2020년 덴마크 경매에서 입수

(서울=뉴스1) 김정한 기자 | 2022-09-03 09:29 송고 | 2022-09-03 12:45 최종수정

 

윤명로 타투(Tattoo), 1966, Oil on Canvas, 57.5 x 44 in. (146 × 112 cm.)(신 컬렉션 제공). © 뉴스1

한국 추상화의 거장 윤명로(86) 화백의 진귀한 추상화 한점이 소리소문 없이 50여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. 1~3일 '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'에서 열린 신홍규(32) 컬렉터의 국내 최초 개인 컬렉션에 이 작품이 포함됐던 것.

한국 추상화 1세대 작가인 윤명로 화백의 이 작품은 지난 1966년 제작된 146 X 112의 유화 작품 '문신'(Tatoo)이다. 이 작품이 한국으로 돌아온 사연이 마치 소설 '파친코'(이민진 작) 주인공의 수십년 만의 귀환을 연상시키듯 한편의 드라마다.

이 그림은 원래 덴마크의 한 컬렉터가 196년 구입해 개인 소장하고 있었다. 그가 사망한 직후 경매에 나와 두 차례 유찰됐던 이 작품을 신홍규 컬렉터가 2020년 구입한 것이다.

당시 뉴욕에서 주로 활동했던 신 컬렉터는 윤명로 화백이 한국에서 거장의 반열에 있는 추상화 작가인지도 몰랐다고 한다. 나중에 윤 화백이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알고 깜짝 놀란 것은 당연지사다.

하지만 이번에 이 작품을 한국에 들여와 공개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진위 논쟁에 휘말렸다. 윤명로 화백의 작품과 스타일이 달라 보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. 1966년에 제작된 초기 작품이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.

이에 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는 윤명로 화백의 서울대학교 학부, 대학원 제자였던 최은주 대구시립미술관 관장을 통해 이 작품의 제작 사실 확인에 나섰다. 

한편으론 신홍규 컬렉터가 이 그림을 입수한 경위를 역추적했다. 그 과정에서 이 그림의 원래 소장자였던 덴마크인은 오게 담고르(Aage Damgaard)라는 덴마크 작가의 친구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.

그런데 이 담고르라는 작가는 1965년 문미애·한용진 등 한국인 작가들과 공동 작업을 했던 인물이었다. '잃어버린 고리'가 풀리는 순간이었다. 이들과 친분이 있던 윤명로 화백의 작품을 담고르의 친구였던 원소장자가 보고 입수했던 것이다.

이후 50여 년이 지난 후 이 그림은 원소장자가 사망한 직후 그의 아내에 의해 덴마크의 한 경매에 출품됐다. 이를 우연히 본 신홍규 컬렉터가 이 그림이 주는 강렬한 느낌에 압도돼 구매했다.

나무 모던 앤 컨템포러리 아트갤러리는 이러한 과정을 거쳐 출처에 대해 덴마크 옥션사의 인증을 받아 이 작품이 윤명로 화백의 작품이라는 것을 입증해냈고, 이 모든 사실을 윤명로 화백 측에도 다시 확인해줬다. 이로써 작품의 진위 논쟁도 마무리됐다.

신홍규 신 컬렉션 대표(신 컬렉션 제공). © 뉴스1

신홍규 컬렉터는 "아쉽게도 이번 소장전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추느라 이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짧았다"며 "하지만 이후 대중들이 이 작품을 다시 만날 기회를 반드시 만들 것"이라고 말했다.

뉴욕타임즈가 '혁신적인 갤러리스트이자 재치 있는 컬렉터'라고 극찬한 신홍규 컬렉터는 미술사적 맥락의 수집 철학을 고수해 왔다. 그는 매년 약 100점 이상의 작품을 메트로폴리탄, 구겐하임, 테이트 모던, 미국 뉴욕현대미술관(MoMA)을 포함한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대여해 준다.


acenes@news1.kr